갑년기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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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집과 고독으로 밀고 간 오방색
― 백인현(白仁鉉) 교수 -
나태주_시인, 공주문화원 원장
갑년(甲年)을 2년 앞둔 지난 번 우리문화원 초대전으로 송계 백인현 교수의 전시회가 열렸다. 작가의 회고전이기도 하고 자신의 작업의 편린들을 한데 모아 종합적으로 보여준 전시회이기 때문에 화가 백인현의 미술생애가 변천해온 그 파노라마, 프로세스를 만날 수 있었다.
한편에 그의 초기 작품인 수묵화가 있고 그 옆으로 격자창을 활용한 오방색 산수화가 있으며 또, 도자기 판을 활용한 오방색 그림이 있는가 하면 그동안 그가 교육자로서 공을 들여온 한국화 한지민예품도 있고 전시장의 중앙부분에는 도자기 소품들까지 가득 전시한 매머드 급의 전시회였다.
백인현 교수의 호는 송계(松溪). 1956년 공주 출생으로 공주사범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하고 서산 부석중•고등학교의 교사를 거쳐 모교에 조교로 와서 6년간 근무하고 공주교육대학교의 교수로 부임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는 화가이면서 교육자이다.
그는 갑년을 앞에 두고서도 아직도 목이 말라 있고 할 말이 무궁무진하고 더 나아가고 싶은 길이 아득히 멀리 있어 보이는 사람이다.
그의 그림의 주제는 『논어』의 <옹야>편에 나오는 ‘지자(知者)는 요수(樂水)요 인자(仁者)는 요산(樂山)이라 지자(知者)는 동(動)하고 인자(仁者)는 정(靜)하니 지자(知者)는 락(樂)하고 인자(仁者)는 수(壽)한다’는 문장을 요약한 ‘요산요수(樂山樂水)’다.
백인현 교수와 나는 커다란 파라솔 모양의 일산(日傘) 밑에 마주 앉았다. 실은 이것도 전시품 가운데 하나다. 그 옆으로 부채그림과 한지 등(紙燈)이 여럿 전시되어 있어 여느 작가의 전시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창출한다. 이른바 ‘한국화 한지민예품’이다.
“아, 저거요. 제가 교육대학교에서 초등학교 교사될 학생들을 가르치는 사람이잖아요. 그래서 우리 전통 한국화를 어떻게 학생들에게 가르칠까를 연구하다가 창안해낸 일종의 교수학습 방법 차원에서의 작업들입니다. 민예품이란 민중이 생활하면서 필요에 따라 주변의 친환경적 재료를 동원해서 만들어 썼던 하나의 생활용품입니다. 옛 조상들은 이런 물건들을 핸드메이드로 만들어 썼지요.”
송계(백인현 교수)의 설명에 의하면 한국화 한지민예품에 관한 작업은 학교에서 전통 미술교육을 하는 수단적인 역할로서 큰 의미가 있다고 한다.
“한국화 수업을 하는데 있어 한지로 된 오브제를 통해서 우리 전통 미술교육에 접목시키는 교수학습방법의 확장이기 때문에 교육대학교 교수의 사명감으로 이런 작업을 합니다. 만약 이런 작업을 서울 인사동쯤에서 했다면 오가는 사람들이 우리의 전통 한국 미술을 상당히 긍정적으로 보아줄 것입니다.”
송계의 어조는 굽힘이 없고 거침이 없다. 거기서 나는 화가의 고집과 신념 같은 것을 느끼고 고독 같은 것을 엿보기도 한다.
송계의 그림을 말함에 있어서는 오방색 그림을 말하지 않고서는 안 된다. 오방색. 동향철학의 근간으로서 음양오행설에 근거한 다섯 가지 색깔을 말한다. 청, 적, 백, 흑, 그리고 황. 제각기 동서남북 중앙의 방위를 가리키고, 춘하추동과 간절기를 상징하며 유교의 사단(四端)에서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을 가리키며 부처의 생로병사(生老病死)를 또한 포함하는 것이 오방색이다.
동양에서는 예부터 이 오방색으로 그림을 그리거나 단청을 입혀 왔는데 오늘날에도 사찰이나 고궁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색감이다.
송계의 오방색 그림은 여기서도 많이 다르다. 격자창을 이용한 오방색 그림. 도자기 판에 그린 오방색 그림. 그것은 이제 송계의 트레이드마크가 되다시피 했다. 대번에 보면 안다. 아, 저 그림! 분명히 감이 오게 되어 있다. 다른 화가들도 이 점에 대해서는 인색하지 않게 평가하고 인정을 해주고 있다.
“오방색 그림의 재료는 석채(石彩)입니다. 물감 자체가 돌가루이기 때문에 발색이 잘되고 자외선에 의해 탈색이 안 되는 영구불변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거기다가 제가 즐겨 사용하는 녹색과 적색은 완전 보색이기 때문에 시각적으로 강하게 어필해옵니다.”
송계의 오방색 그림은 매우 말쑥해 보인다. 산과 들과 계곡, 그리고 그 위에 떠있는 해와 달이 전부다. 마음을 가지고 그림을 보는 사람이라면 그런 형상들이 공주의 그것과 많이 닮아 있다는 것을 대번에 짐작하게 될 것이다. “그렇습니다. 공주와 분명 관계가 있습니다. 얼른 말하면 계룡산과 금강입니다. 이들 강과 산은 백제 때부터 있어온 자연일 수 있고 오늘날의 자연일 수 있습니다. 저는 처음부터 공주의 자연을 표현하고 싶었던 사람입니다. 초기에는 다른 화가들처럼 객관적으로 자연을 관찰하여 정확하게 그리려고 애썼습니다. 먹과 제한된 색채를 동원해서 그리는 한국화이었지요. 그러나 지나오면서 저는 자연을 주관적으로 해석하여 그림을 그리게 되었습니다. 그것이 오방색 그림입니다. 저는 공주의 자연이 우리나라 자연의 중심이라고 봅니다. 계룡산과 금강이 가지고 있는 아름다움이 금수강산이고, 저에게 이 천혜의 자연에 대한 모티브는 과거에도 있었고 현재에도 있고 미래에도 계속 있을 것입니다. 지금 세종보가 있는 언덕이 제가 어려서 소를 몰고 풀을 뜯기던 자리입니다.” 화가의 고향예찬, 자연예찬은 매우 찬란하다. 어쩌면 화가의 유년기의 체험과 추억과 그 행복감들이 그림으로 환치되어 나타나는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앞으로 어디로 가고 싶으냐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었을 때 화가는 앞으로도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작업을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대답한다. 전통을 새롭게 바라보는 쪽으로 나아갈 것이다. 그래도 자신의 그림은 동양적 산수의 범주에 있을 것이다. 커다란 범주 안에서는 인간이 자연이고 자연이 또 인간이 아니겠느냐. 그것이 그의 답변이다. 그러면서 인간과 자연은 순환적이란 말을 또한 빼놓지 않는다. 백인현 교수는 겉으로 보기보다는 내면적으로 단단한 구석이 있고 조금은 고집스럽기까지 하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그러면서 고독 같은 것이 느껴진다고나 할까. 그의 오방색 그림에서 자주 보이던 백색의 여백들이 떠오른다. 그는 격자창 그림에서 격자창까지도 그림으로 보아주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려지지 않은 부분이 훨씬 더 큰 메시지를 담고 있을 수도 있다고 강조한다. 언외지언(言外之言). 말 밖의 말. 이제는 그의 그림에서 그려지지 않은 여백의 의미를 찾아내는 것이 우리의 몫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 송계산방 백인현 / 松溪山房 白仁鉉
- 1956 丙申 生 / 2016 甲年記念 白仁鉉 招待展 - 1986 ~ 2016 개인전 16회 / 요산요수 개인전 10회 / 한국화 한지민예품 개인전 6회 기타 그룹전 및 초대전, 미술대전 심사위원 500여회 - 1981 ~ 2016 한국미술협회 공주지부 창립 및 지부장 - 1982 ~ 2016 충청남도, 대전광역시 미술대전 초대작가, 운영, 심사위원 - 1983 ~ 2016 충남한국화협회 창립 및 회장 - 1987 ~ 2016 공주교육대학교 미술교육과 교수 - 2004 ~ 2016 한국화 한지민예품전 기획, 추진위원장 - 책 (2013) : 한국화 한지민예품교육(초.중.고 한국화교육) - 화집 (2014) : 송계산방 백인현(한국화 작품집) - 화집 (2016) : 요산요수 백인현(한국화 & 사진 작품집) - 현재 : 공주교육대학교 미술교육과 교수 한국화 한지민예품연구소 소장 / 백제문화예술네트워크 대표 충청남도 건축물미술작품 심의위원 / 충청남도 문화재위원회 전문위원 송계산방 : http://koreap.com / 041-733-3773 / 010-8355-3900
■ PAEK, IN-HYUN M.F.A., (Oriental Painting) Graduate School of Hongik University 1986~2016 16th private exhibitions and inviting exhibitions (Seoul, Daejeon, Gongju, Beijing in China) 1981~2016 A founder and chief of Gongju branch of Korea Art Association 1982~2016 An invited artist, a member of the steering committee, and a grader at Chungnam & Daejeon City Art Contest and Exhibition 1983~2016 A founder and president of Chungnam Korean Painting Association 1987~2016 A professor of art education department at Gongju National University of Education 1992~2016 Professors'works exhibition at Gongju National University of Education, and other group exhibition and invited exhibition 2005 A visiting scholar in China (Beijing) 2005 Enjoying mountain and enjoying river-beautiful Gyerim exhibition (Beijing in China) 2006 Korean painting and photo art exhibition presenting explorative travel to China (Gongju National University of Education) 2007 Fan and wind exhibition (Gongju, Geumgang Art Center) 2008 Invited exhibition to Beijing Olympic (Beijing in China) Present Professor, Dept. of Art Education, Gongju National University of Education
A laboratory 32553 Dept. of Art Education, Gongju National University of Education Gongju City, South Korea Office +82-41-733-3773 / Home +82-41-881-1177 M.P. +82-10-8355-3900 E-mail : pih-koreap@hanmail.net
Webpage : http://korea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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